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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함께살이

에스파 aespa [Savage]

ㅎㄹㅅㅇ 2021. 10. 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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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얘기는 할 수 없다. 에스파는 컨셉이자 유연함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다. 에스엠이 항상 밀어오고 실현하고 싶어하던 그런 그로테스크한 유형의 그룹이다. H.O.T도 보이고, 블랙비트도 보인다. f(x)도 보이고 레드벨벳도 보이겠지만, 아직은 도드라지진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선대의 아이돌이 쌓아놓은 빅데이터를 잘 이용해 에스엠의 아이돌들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들이 계속 하나씩 하나씩 덧대어 좀 더 다른 영역으로의 진출을 모색한다. 자본주의 하에서 닫힌 성장판은 죽음 뿐이다. 그 고민의 결정체가 에스파라고 느꼈다. 

 

 

음악이 좋은것은 이제 기본이다. 더는 '음악'만이 아닌 전체를 보는 것이 현재 케이팝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음악이 중심이기에 음악 프로듀서들이 도드라진 역량을 보여야 하지만. 대중들 각자 듣는 취향은 전부 다르지만 이 시대에 유효한 음악과 컨셉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무리없이 받아들이고 호감까진 아니더라도 '좋네'정도의 한마디를 슬쩍 건넬 수 있는 관대함이 있다. [Next Level]은 음악으로 시작해 이들의 영역이 일반적인 아이돌의 영역이 아닌 VR이나 캐릭터화된 무언가로 매우 이질감 없이 건너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느낌이 든다. 

 

 

보통 여기서 컨셉이 잡히면 그 컨셉의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컨셉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이 아닌 다른 어떤 것들도 출연을 거부하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시대가 바뀌고 이것이 '컨셉'이고 '캐릭터'로 유통된다는 것을 이제 대중들이 모두 알고 이해하는 여건이 만들어지니 놀토나 라디오 유튜브 등 일반적인 예능에 평범한 옷 입고 수더분하게 대화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 에스파는 그런 의미에서 예전에 힘 꽉주고 무게 잡던 이런 컨셉에 갇힌. 무조건 '멋있게'만 보이지 않아도 되는 좋은 시대에 태어나 네명의 멤버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면모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기도 한다. 'AI상'이라는 얼굴형의 원조인 카리나도 그래서 예능에 나와 웃고 춤추고 화들짝 놀라고 얼굴도 빨개진다.

 

 

[Savage]는 여태까지 이어져온 철옹성 같은 이미지에서 조금 더 밝고 넓은 영역으로도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차피 에스엠이라 탄탄대로라는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성공의 틈바구니를 무던히도 뒤져서 수많은 조합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에스파라는 상품이다. 성공할 수 밖에 없으되 어느정도의 파급력일 것이냐겠지.

 

이왕 그런 곳에 발 들여놓은거, 이전의 아이돌이 가보지 않은 다른 길을 걸어가보길.

 

너희들에 대한 선택권은 누구한테 있는지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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