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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간만에 정주행했던 음악 다큐 '보이스 오브 파이어' 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밝혀도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해 스포를 넣었지만, '스포는 안돼!'라 강하게 생각하신다면 살짝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참고로 스포는 글 후반부에 나옵니다.

 

들어가기 전에

이 다큐는 가스펠 합창단을 조직하면서 그들이 노래하기 까지 거쳐왔던 합창단 내부의 주목되는 사람들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종교를 딱히 믿지 않는 저로서는 그래도 기독교 문화가 그리 멀지 않은 지라 종교적인 느낌들에서 오는 거부감은 어느정도 감안하면서 보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보시는 분들에 따라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꽤 많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이 다큐를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금 현재의 미국 음악의 메인스트림의 출발점 중 하나는 분명 가스펠 음악이고, 많은 뛰어난 싱어들이 가스펠 합창단 출신이었던것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지요. 아마도 많은 재능들이 이런 합창단들을 통해서 발현이 되었을텐데, 그런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것 같다고 생각되어서 조금 닭살돋는 부분이 있어도 참고 보자라고 생각했어요.

벽을 넘어, 하나를 향하지만

 

이 합창단은 버지니아주 햄프턴 로즈라는 곳의 'Faith World Ministries' 라는 교회 공동체의 목사로 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비숍 이제키엘 윌리암스 목사로, 유명한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는 그를 삼촌이라고 부릅니다. 세계에 다양한 영감을 주는 합창단을 만드는 것이 그가 오래 간직한 꿈이었고, 그 시작을 퍼렐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 비숍을 소개할때도 퍼렐의 삼촌으로 표기되고 익제큐티브 프로듀서로 퍼렐의 이름이 계속 올라오는 가봐요. 퍼렐의 음악적인 자양분 역시 종교와 가스펠 음악이라고 보여지고요.

 

합창단 모집을 보고 미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다큐는 모두들 각자의 사연이 있음을 알리고 주목할만한 몇명의 사람들을 돌아가며 계속 끌어올려 이들이 하나가 되는 - come together as one - 과정을 보여줍니다. 귀가 하나가 없는 사람, 팔이 없는 사람, 몸이 마비가 되었다가 기적적으로 마비가 풀어진 사람 등등 말이죠. 결국은 이들의 이야기는 강력한 신앙 간증이며 이들의 역사로 다문화 교회 공동체의 중심을 만들어 내보자 하는 것이 비숍 목사의 목표. 당연히 음악과 믿음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넷플릭스라는 미디어 특성상 종교 방송은 아니므로 그들의 신앙심을 적나라하게 잡아내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 다큐의 중심은 목회, 신앙, 음악이기에 이미 '선한 영향력' 을 이 키워드만으로도 충분히 넘치게 강조되는 상황이고, 음악으로 이어지는 종교적인 고리가 선순환 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보일 정도로 다큐는 만들어 지기 전부터 너무나 뚜렷한 결말을 향해 예정된 시간으로 걸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중복되고, 갈등의 구조가 있어도 없는 척 하는 듯하게 보이기도 하고, 좋은 것만 보여주며, 막바지에는지루하다 못해 조금 짜증나기까지 합니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의 가치는 현재 미국 음악의 메인스트림 중 하나인 가스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현시점에서 엿볼 수 있는 '괜찮은 자료'라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토리의 허술함이나 억텐 - 가끔 이런 것들은 미국의 여러 다큐에서 공통적으로 보이고 억지로 시간을 늘리는 느낌도 듭니다 -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저 재능있는 싱어들을 지켜보는 재미, 그리고 그들의 가스펠 문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위치, 그러면서 어떤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는지, 그들의 감정적인 폭발이 이뤄지는 현장을 엿보는 재미, 그런것들을 느끼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의 중심이 흑인에게 있고 목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흑인이다 보니, 이 합창단 구성원은 인종적으로는 흑인, 음악의 주는 흑인 소울/가스펠 쪽에 있을 것임이 쉽게 예측되고 결론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당연히 외연의 확장도 이와 맞닿는 음악들이 위주고, 아시안계는 미국의 몇퍼센트밖에 안되는 인구 구성비에 걸맞게 두어명 정도만 보입니다. 이렇게 다인종이 섞여 살아온 것도 몇백년이 되다보니 이들도 어느새 '예측 가능한' 문화적 섞임, '예측 가능한' 결과 도출이 되는 상황이지 않나 싶어요. 어떤 면에서는 섞여 살아오며 이런식의 결과 도출이 결론적으로 모두 다치지 않고 안전했음을 선대가 많이 보여줬기에 그렇지 않았나 싶어요. 이런 면에서 미국도 문화적으로 많이 정형화 되었고 그러다보니 미국 내에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이 크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네요.

 

합창단은 플랫폼, 퍼렐은 거들 뿐.

위의 글을 읽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결론은 첫 공연 잘하고 좋았다. 그분에게 영광...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만, 모두의 스탠스는 이 합창단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보다는 내 커리어의 결정적인 기회다로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도 그럴 이후 이들 합창단은 퍼렐 윌리엄스와 같이 작업하며 메이저 언론에 많이 모습을 비춥니다. 그러면서 여러 멤버들의 스토리와 음악이 부각이 될 것이고 개중에는 솔로 커리어를 이어오던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큰 플랫폼을 이룬 보이스 오브 파이어 합창단은 멋진 배를 띄웠으니 어디로 향해할지 보는 맛이 있을것 같아요. 재능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계속 지켜보고 싶은 이유는 넷플릭스가 충분히 만들어 줬으니 흐뭇하게 지켜보기만 하면 될까요?

 

https://youtu.be/DBNdCns4D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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